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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지원대상자 선정

운영자 | 22.08.10 | 조회 6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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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화재단은 2022년도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지원 대상작 16건을 선정하였습니다. 2022년도 지원 대상작으로는 번역지원 부문에 영어권 백지에게(김언) 등 총 15, 출판지원 부문에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김숨) 1건이 선정되었습니다. 어권별 지원작과 심사 의견은 아래와 같습니다. 


*
지원대상 및 작품

부문

어권

지원대상자

장르

번역작품

번역

영어

(4)

소제

김언희 시선집

하인즈 인수 펭클,

장유섭

소설

소지(이창동 )

전병석, 앤 해밀턴

희곡

김명화 희곡집

유창곤, 안선재

백지에게(김언 )

불어

(2)

최미경,

장 노엘 주테

너는(곽효환 )

이영주,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소설

밝은 밤(최은영 )

독일어

(2)

김혁숙,

만프레드 젤저

소설

나는 농담이다(김중혁 )

김경희,

베티나 오피츠 헨

천양희 시선집

스페인어

(3)

박하나,

마이따네도니스푸엔떼스

소설

밝은 밤(최은영 )

한서아,

아나 곤잘레스

소설

품위 있는 삶(정소현 )

박정효

소설

전자시대의 아리아(신종원 )

일본어

(1)

서재곤하야시 요코

정현종 시선집

중국어

(2)

이정옥, 리우종보

소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조해진 )

린밍

소설

연년세세(황정은 )

불가리아어

(1)

김소영, 야니짜 이바노바

소설

리나(강영숙 )

출판

영어

(1)

준리 김, 유두선

소설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적 있는가(김숨 )


[국문학]

2022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 지원 사업에 접수된 작품은 모두 54편이었다. 그 중 번역이 49, 출판이 1, 연구출판지원이 4건이었다. 지원 상황을 보면 당연히 번역 부문의 지원자가 대다수를 차지했고 권역별로는 영어권(23), 불어권과 스페인어권(6), 중국어권(10)에 몰려 예년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대부분의 지원자는 진지하게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려고 최선을 다한 것 같았다. 우수한 한국문학 작품을 선별하여 세계의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른 언어로 지렛대를 놓으려 한 노고에 우선 심심한 경의를 표한다.

발신하는 한국문학의 입장에서 우선 상대적으로 더 좋은 한국문학 작품들이 세계인들과 소통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더 좋은 한국문학이라는 기준은 저마다 달리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개성적인 감수성에 바탕하여 미학적 성취를 거둔 작품, 주제의식 면에서 소통 가능한 보편적 문제의식으로 심화될 수 있는 것, 그러니까 가장 개성적이면서도 가장 보편적인 작품이면 좋겠다. 한국에서 한국어로 시작되었으되 온누리의 세계인들이 감동적으로 읽고 노래처럼 읊조리고 이야기처럼 옮기는 그런 작품이면 좋을 것이다. 또 수용 환경에서 감흥 있는 소통이 가능할 것인가, 한국 문학의 품격을 견인하며, K-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인가,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어떤 번역 대상들은 번역 출판했을 때 파급 효과, 넓게 말해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정도 면에서 상대적으로 기대를 덜하게 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대개 문학적 우수성과 그 파급 효과 면에서 존중받을 수 있고, 번역·출판 계획의 완성도, 출판 가능성, 사업수행 능력, 결과물 활용 가능성, 지원신청금의 적절성 등 종합적 측면에서 신뢰받은 경우다. 선정된 지원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며 그 결과물들이 번역가와 더불어 온누리에서 빛나기를 기대한다.

출판 지원에 응모한 지원작은 번역 대상이나 출판 가능성 등 여러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지원 결정을 이끌어냈다. 다만 연구출판지원의 경우 안타깝게도 지원작을 선정하지 못했다. 해외에서의 한국문학 발전과 소개에 미칠 기여도 및 파급 효과, 원작의 문학성 및 연구 가치 등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이번 지원작들은 조금씩 아쉬운 점을 보였다. 한국문학 관련 담론을 연구하여 세계인들과 소통하고자 할 때 아직은 한국문학의 본령에 가까운 쪽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연스럽다. 현재까지의 소통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렇지 않을까. 번역 문제도 중요한 현안이지만 그보다 먼저 한국문학 그 자체를 담론화해서 세계적으로 소통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논리틀이 연구되고 전파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영어]

김언희 시집은 저희 심사위원들이 가장 높이 평가한 작품입니다. 아주 유려한 번역입니다. 한국어 원문에 스며있는 정신을 영어로 옮기는 방식에 있어서 저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번역가는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깊은 동시에, 영어를 구사함에 있어서도 시인의 역량을 가감 없이 발휘합니다. 이는 시학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입니다.

 

저희 심사위원단은 이창동의 소지를 선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소지의 번역은 완벽하게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이 번역에 대한 수요와 공략해야 할 시장까지도 제시하는 면모를 보였습니다. 이 번역가는 번역의 기술 뿐 아니라 작품의 출판까지 내다보는 사업적 감각까지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저희는 바람의 욕망을 선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희곡은 각각의 인물들과 그들 사이 대화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감각을 잘 포착하고 있으며, 이 작품의 번역가는 미국, 특히 해당 분야의 수도 역할을 하는 뉴욕 연극계에서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번역가는 중요한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비록 한국이 여러 예술계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연극계에서만큼은 이제까지 그런 유례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이 있는가를 네 번째로 선택했습니다. 견고한 번역과 높은 출판 가능성 때문입니다. 또한 위안부 여성이라는 매우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작품은 백지에게입니다. 원작이 독창적이고 실험적인데다가 번역도 매우 견고합니다. 번역가는 또한 매우 넓은 연구 및 번역 경험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하연(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크리스 리(연세대 교수)

[불어]

2022년도 불어권 번역지원 사업에는 시, 현대소설, 고전소설,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6편이 응모되었다. 해마다 응모 작품의 번역 수준이 높아져서 올해의 응모 작품들의 번역도 일정 수준 이상의 훌륭한 번역이었다. 이러한 응모 작품들 가운데 지원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번역의 충실성과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었고, 그 외에 출판가능성, 신청자의 기존 실적, 번역 계획의 완성도 또한 심사에 고려되었다. 이러한 심사 기준에 따라 높은 평가를 받은 두 개의 작품, 너는(곽효환 작)밝은 밤(최은영 작)을 번역지원 작품으로 최종 선정하였다.

 

너는에 수록된 작품들은 북방 한민족의 역사를 의식있게 다루고 있고 한국사회의 주요한 역사와 사회적 사실들에 대한 내밀한 감정을 담백하게 적은 시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번역을 통해 프랑스어권 독자들에게 소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번역자들이 지원을 위해 제출한 시들의 번역도 원작의 담백함을 잘 살려내는 높은 수준의 번역이었다. 번역자들의 기존 실적에 대한 평가 또한 많은 번역 작품들의 출판과 번역상 수상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미 출판에 대한 계획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볼 때 출판도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번역자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완성도 높은 번역 작품이 프랑스어권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9회 대산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 작품인 밝은 밤여성 4대의 일대기를 통해 공적 영역에서 배제돼 온 여성의 역사가 장대하게 재현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교두보를 마련했다라는 심사평을 받은 작품이고, 번역자들이 제출한 번역은 이 작품을 잘 살려서 프랑스어권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훌륭한 번역이라고 판단하였다. 번역자들의 실적은 지원자의 다양한 통번역 경력과 공동번역자의 많은 한국문학 프랑스어 번역 출판 경력으로 높이 평가되었고, 출판 계획이 이미 수립되어 2023년에 드크레센조 출판사에서 출판을 예정하고 있는 점도 고려하였다. 번역이 잘 마무리되어 예정대로 출판되고,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김경희(한양대 교수), 조안 블롱도(중앙대 교수)

[독어]

2022년 한국문학 번역지원 독어권 신청은 3건이었다. 번역 지원의 경우 원작의 문학성이 미리 관련 전문가에 의해 검토되었고 번역본의 질적, 미적, 문학적 수준과 번역의 전달 가능성 및 출판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하여 작품을 선정하였다. 응모작 세편 모두 관록이 있는 전문 번역가들에게 의해 번역이 성실하게 이루어졌고 또한 출판가능성도 높았지만 여건상 2건의 작품만 선정되었다.

김중혁의 나는 농담이다는 작품의 독특한 내용과 문체를 성실하게 잘 옮기고 있으며 더불어 가독성과 전달성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작가와 작품의 선택이 돋보이며 새롭고 실험적인 한국의 소설로서 독일 문학계에 신선하고 낯선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소재나 내용이 글로벌한 시대에 맞추어져 독일 독자들 역시 잘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 사료된다. 단지 간혹 보이는 번역상의 어색함들은 꼼꼼한 퇴고를 거쳐 수정이 되기를 바란다. 번역자가 제시한 출판사는 최근 한국 소설을 번역하여 큰 주목을 받은 적이 있어 계약이 무리 없이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

 

두 번째 선정작은 천양희 시인의 여러 시집들에서 골라 번역한 천양희 시선이다. 천양희 시인은 한국에서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위치에 오른 시인이지만 독일어권에서는 아직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아 이번 번역이 시인의 존재와 시 세계를 알리는 좋은 기회로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이 유려하게 번역이 되었으며 가독성이나 전달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시들의 경우 핵심어들의 번역이 정말 최선이었을까, 다른 용어로 전달하면 또 다른 이미지나 감정이 생겨나지 않을지를 다시 한번 짚어보고 출판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번역자가 제안한 출판사의 경우 최근 한국문학작품의 시리즈를 기획하여 공을 들이는 만큼 계약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어 출판되기를 바란다.  


최윤영(서울대 교수) 

[스페인어]

2022<대산재단 한국문학 번역지원> 스페인어권에는 총 6편이 참여했다. 원서로는 4편인데 번역문이 6편이 된 것은 최은영의 밝은 밤3명의 번역자가 선택했기 때문이다. 심사는 번역문의 질과 번역자의 경험 등 심사항목을 따르는 한편, 원작에 대한 해외독자의 반응과 결과적으로 산출된 번역문의 가독성 역시 고려 대상이었다.

 

우선 다수의 번역자가 선택한 밝은 밤의 경우 동일한 작품에 대한 서로 다른 번역문이라는 상황이 번역의 질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번역문A가 번역문B보다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조금씩은 서툰 부분이 있고 번역자의 원문 해석을 인정해야 했다. 고심의 시간을 거쳐 타이틀을 “Noche clara”로 단 번역문이 원문을 가장 생생하게 담아낸 것으로 판단했다.

품위 있는 삶은 노령과 치매라는 보편적 주제를 불완전한 화자라는 플롯으로 능숙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해외독자들을 유혹할 만한 이야기가 들어있으며 번역도 무난하게 이루어졌다.

전자 시대의 아리아는 플롯과 문장이 난해해서 선정 여부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그러나 번역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고 이런 형식의 한국문학도 해외독자들에게는 신선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번 <대산재단 한국문학 번역지원>에 참여하신 번역자들의 큰 열정에 감사드린다.


이르마 시안자 힐 자녜스(번역가), 전기순(한국외대 교수)

[일어]

2022년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일본어권 신청은 번역지원 2건이었다. 심사 결과 1건을 선정하기로 했다. 번역지원의 경우 1 건의 경우는 대상작의 국내 문학적 평가, 번역의 완성도 및 계획 등을 고려해, 국문학 분과와의 협의를 통해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현종의 어디선가 눈물은 발원하여의 번역의 경우, 번역자의 번역 경험을 토대로 한 무난한 번역과, 출판 계획의 현실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재단의 번역 취지에도 정확하게 부합되는 점에 있어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남상욱(인천대 교수)

[중어]

 올해 중국어권 응모작은 여섯 작품 가운데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은 아무도 보지 못한 숲(조해진 )연년세세(황정은 )로 둘 다 소설입니다. 심사위원 두 명이 각각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작품으로 다행히 심사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은 원작의 작품성과 번역 수준 모두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제목을 誰都沒看過的森林이라고 하지 않고 看不見的森林으로 다소 의미의 차이가 있게 의역한 부분은 중국인 독자들의 취향과 출판사의 마케팅을 고려한 역자의 재량이라고 판단했고, 기타 사소한 의역 부분도 작품의 의미와 서사 전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문학 전문 출판사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인민문학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연년세세는 중국에서 어느 정도의 지명도를 갖고 있는 작가의 작품으로 제목도 중국이 들의 취향에 부합한다고 합니다. 곳감을 柿饼이나柿干으로 번역하지 않고 그냥라고 번역하는 등의 사소한 오역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번역작업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보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전반적으로 무난한 번역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언어시스템이 다른 한국어와 중국어의 차이를 잘 극복하여 서사(敍事)와 수사(修辭) 모두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중국에서의 K문학 수용이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김태성(번역가), 왕염려(중국 길림대 교수)

[불가리아어] 

출판 가능성, 신청자의 기존실적과 계획의 완성도 면에서 우수한 번역 계획이지만 번역원고에 따른 번역자의 능력은 다소 미흡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번역자는 원고의 텍스트를 정확히 파악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불가리아어 표현에 좀 문제가 있습니다. 수정이 필요한 문장은 7~8%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역자와 공동번역자는 전문 교정자와 같이 일하면 좋은 책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번역원고의 텍스트는 85~90% 정도 번역도 잘 되어 있고 불가리아어로 잘 읽히니 결과적으로 번역 지원하는 데 긍정적인 평가를 해 드립니다. 


루드밀라 아타나소바(한국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