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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31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선정

운영자 | 23.08.09 | 조회 6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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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총 13명)

■ 고등부

 금상 : 최지우(경기 안양예고 2)

 은상 : 강주은(경기 고양예고 2), 공윤하(경기 안양예고 3), 이상민(경기 영생고 3)

 동상 : 김가연(경기 안양예고 3), 김시원(경기 고양예고 3), 김하은(강원 춘천여고 3)

         이누리(경기 고양예고 3), 최나연(경기 양일고 3), 최예나(경기 안양예고 3)

■ 중등부

 금상 : 박시연(경기 인덕원중 3)

 은상 : 구윤모(서울 서일중 1)

 동상 : 이서우(경기 안곡중 3)

<소설 부문> (총 13명)

■ 고등부

 금상 : 장재희(경기 고양예고 3)

 은상 : 권효민(경기 고양일고 3), 이소윤(경기 소하고 3), 최한별(경기 안양예고 3)

 동상 : 김도연(경기 고양예고 3), 김여진(경기 성지고 3), 박한솔(부산 문현여고 3)

         전혜정(경기 안양예고 2), 한수지(인천 강화여고 3), 황현(서울 영신여고 3)

■ 중등부

 금상 : 성연아(경기 대화중 3)

 은상 : 정채민(경기 덕이중 3)

 동상 : 성수민(경기 김포여중 3)

■ 심사위원

- 시 부문 : 이병일(시인, 명지전문대 문창과 교수), 장철문(시인, 순천대 문창과 교수), 정한아(시인, 한신대 문창과 교수) 

 

- 소설 부문 : 박서련(소설가), 방현석(소설가, 중앙대 문창과 교수), 정용준(소설가, 서울예대 문창과 교수), 조경란(소설가)

■ 시 부문 심사평
 올해로 31회째를 맞은 2023년 대산대학문학상은 시 부문에 중등부 76, 고등부 299명 총 375명의 응모자들 중 예심을 거쳐 총 35명의 예심 통과자를 선발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최근의 시 경향을 반영하듯 세계의 애매성을 사물의 감각에 투영한 화자의 몽롱한 감각으로 드러낸 작품들이 많았으며, 직접적인 경험보다는 현실에 대한 몽상적인 감각을 통해 미적인 확장을 시도하는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본기와 주체적인 표현방식의 유무를 따져 예심 통과자를 선발하였으며, 731일부터 82일까지 계성원에서 열린 문예캠프를 통해 글 쓰는 친구들 사이의 우애와 소통을 다지고 심사위원들과의 창작 수업을 통해 짧은 시간이나마 글쓰기의 실질적인 고민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캠프에 참여했던 학생들 모두 서로의 용기를 북돋고 글쓰기의 근원적인 고독을 함께 감당하고 있는 동료들을 발견하는 기쁨과 소통의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문예캠프에서 치러진 이번 백일장의 시 부문 시제는 , , , 얼음 네 개의 단어들 중 셋을 골라 15행 이상의 시를 창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이 시제를 통해 자신이 선택한 소재들을 얼마나 잘 연결하여 시 속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 수 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작품들을 평가했습니다. 사전에 창작해둔 시를 단순 변주하는 것이 아니라 백일장 본래의 취지에 맞게 현장에서 자신의 상상력과 표현 능력을 얼마나 잘 발휘할 수 있을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었지요. 우리는 백일장에 출품된 작품들을 심사한 후 예심 발표작들의 점수를 합산하여 이번 대산청소년문학상의 수상자 13명을 선정하였습니다.

 

 중등부 금상 수상작인 박시연 학생의 밤에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행위와 이 기도의 행위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의 변화를 얼음과 돌로 형상화한 수작입니다. 소재들의 연결이 매우 자연스러우며, 이 소재들이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과 소망의 물화(物化)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성숙하고 뛰어난 시적 인식과 표현을 보여주고 있어 금상 수상작으로 선택하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예심 작품들을 포함한 박시연 학생의 시는 과장이나 무리한 수사 없이도 삶의 페이소스와 인간의 내면에 자라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앞으로 성장할 시 세계가 매우 기대됩니다. 꾸준히 자신의 세계를 차곡차곡 만들어가기 바랍니다. 수상을 축하합니다.

 

 고등부 금상 수상작인 최지우 학생의 환상의 여름은 캠프에서 지낸 뜨거운 여름과 주변의 숲을 떠올리듯, 한여름의 감상을 주어진 시제를 통해 감각적인 화자의 상상적인 작은 모험으로 효과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최지우 학생은 손과 돌과 꽃을 주 재료로 사용했습니다만, 시의 말미에서 쥐고 있던 여름이 녹아내리는 것 같고라는 구절의 여름으로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해 또 다른 시제였던 얼음을 환기함으로써 즐거운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예심 작품들도 탄탄한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좋은 시인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각적인 표현이 오롯한 자기만의 세계과 더불어 성장하기를.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일일이 거명하지 않았습니다만, 은상과 동상 수상작품들이 펼쳐나간 감각의 세계를 그려내는 필치와 자아의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접촉면에 대한 고민들을 통해 우리 사회 청소년들이 살아나가고 있는 현실과 그 바깥을 향한 꿈을 충실한 표현으로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23일 캠프를 함께 하면서 심사위원들은 여러분의 문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확인하고 또 자라나는 여러분의 삶과 글쓰기에 대한 충실을 배워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읽고 쓰며 시를 사랑하는 모든 청소년 참가자들의 앞으로의 인생과 앞으로 쓸 모든 시들을 축복하고 싶습니다. 시를 통해 더 넓고 깊은 감각과 정신의 확장을 경험하고 그 성장을 통해 얻은 표현들을 우리 모두에게 돌려주는 훌륭한 시인들이 되어 주기 바랍니다.

 

기억하세요. 여러분이 한국문학의 미래입니다.

심사위원: 이병일, 장철문, 정한아

■ 소설 부문 심사평

 

31회를 맞는 올해 대산청소년문학상은 국내에서 가장 큰 청소년 문예 장학 사업이라는 사실 외에도 두 가지 뜻깊은 점이 있었다. 모든 참가자에게는 코로나 이후 사 년 만에 문예캠프가 열렸다는 사실이 그렇고, 심사위원들에게는 예심에서부터 개성과 완결성을 갖춘 응모작들이 무척 많아서 문예캠프 참가자들을 선정하는 심사 자체가 즐겁게 고되었다는 점이 그렇다. 소설 부문에서 신중하게 36명의 수상 후보들을 선정하였는데 그중에는 당장 기성 문학잡지에 발표해도 좋을 만한 응모작들도 보였다. 중등 부문의 응모작들도 구분하지 않는다면 고등부 작품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문예캠프를 떠나면서 심사위원들은 올해 본심 심사가 쉽지 않으리라 예감했고 그래서 백일장에서 응모자들의 진짜 글쓰기 솜씨를 가릴 수 있을 만한 시제를 선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흥미로운 논의 끝에 “12일 예절캠프에서 어떻게 2등이 되었나?”로 시제를 결정했다. 이 시제에는 소설의 몇 가지 방법적 요소가 들어 있는데 12일이라는 시간, 예절캠프라는 공간적 배경, ‘어떻게에 함축된 서사적 질서와 인과(因果) 그리고 1등이 아닌 2등에는 글쓴이의 세상과 인물을 보는 시선과 사유를 담을 수 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이 모든 요소를 구상하고 인물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분명 쉽지 않을 터였으나 참가자들이 예심 작품에서 보여준 뛰어난 글솜씨를 믿어보기로 했다. 36명의 열정적인 수상 후보들이 자신만의 어떤 창의적인 예절캠프를 상상하고 보여줄까,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그리하여 어떤 의미를 담을까? 심사위원들은 기대했고 본심 심사 후 그 기대는 찬사로 이어졌다.

 

중등부에서 금상을 수상한 성연아의 작품은 일명 타비 사태생존자의 인터뷰 형식의 이야기다. 언니를 따라서 간 예절캠프에 타비라고 불리는 괴물들이 급습하여 세 사람이 살아남는다. 나를 포함한 자매와 다른 한 명. 이 작품에 다른 생존자 한 명이 없었더라면 타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을 텐데, 성연아는 시선을 옆 사람들로 돌려 작품의 의미를 더 높였다. 친구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이미 정해진 걸 받아들이기 싫다는 나의 캐릭터나 재치 있는 문장들, 타비들의 급습 후 전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했다는 진술로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는 소설적 기술까지 글쓴이의 개성이 충분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고등부 금상 수상자 장재희의 작품은 신으로 시작하는 말이라는 예심작부터 매우 인상적이었다. 예심, 본심 두 편의 작품들에서 글쓰기의 격차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본심 점수에 영향을 끼쳤다. 좋아하는 유튜버에게 악성 댓글을 단 적이 있으며 언젠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게 꿈인 스무 살의 나는 예절캠프에 참가하게 된다. 이 글의 키워드는 시대와도 연결된 악성 댓글, 예절, 유튜버, , 용서로 보인다. 내가 이 예절캠프의 2등 수상자 선물인 삼각대로 앞으로 어떤 영상을 찍을지, 자신을 향한 악성 댓글에는 어떤 대응을 할지 소설이 끝나도 궁금해진다. 장재희는 소설이 나 외에 타인들과 사회를 포함하고 바라봐야 한다는, 소설의 잘 알려진 진실과 그 의미를 보여주기 위한 디테일의 사용 방법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자신의 이야기 속에 타인과 시대를 잊지 않는 올해 수상자들의 다음 작품을 어디선가 다시 읽게 되길 바란다.

 

물론 예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과 본심에서의 원고에 큰 격차가 보이는 글도 없지 않았지만, 백일장의 글들을 보면서 심사위원들은 소설의 가치와 역할을 이해하는 학생들의 글이 역시 좋았다고 총평했다. 문예캠프 동안 두 번에 걸쳐 진행된 문학수업에서도 그런 학생들이 참여도도 높았다. 내 글 외에 다른 예비 수상자들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고 같이 경청하는. 소설의 기술은 학습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소설이 예술인 이유는 상황과 인물을 바라보는 글쓴이의 남다른 시선에 있고 그것을 더 유용하고 독창적으로 보여줄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작품의 변별성과 개성을 만든다. 지금보다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고 주위를 살피는 연습을, 많이 읽고 생각하는 생활의 학습을 지속하면 어떨까. 문학은 시합도 경기도 아니다. 수상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을 뿐일 올해의 모든 응모자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사 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올해 대산청소년문예캠프에서 소설을 좋아하는 미래의 젊은 문학인들과 심사위원들, 관계자들이 모여 뜨거운 여름 문학축제의 시간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새로운 차원의 문학의 등대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환하고 지속적이며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는.

심사위원 : 박서련, 방현석, 정용준, 조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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