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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대산문화> 2022년 여름호(통권 84호) 발간

운영자 | 22.06.07 | 조회 4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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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이어쓰기

김원우 하창수 전성태 서수진 이주란 소유정

 

계간 《대산문화》 여름호 (통권 84호)

 

대산초대석 : 정재숙 - 김유태 “문화 외길 30년, 자호는 ‘남덕’… 그대 덕에 여기까지 왔으니” -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과의 대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나의 아버지’ : 김구용 여석기 정병욱 정한숙

가상인터뷰 : 권성우가슴 설레는 순간과 글쓰기의 열정

- 평론가 김윤식 선생과의 대화

인문에세이 - 길을 묻다: 성민엽1980년대 소설이 그린 언어의 타락

창작의 샘 : 시, 장석남 김연덕 / 단편소설,김혜진 / 동화, 문경민

 

-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걸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문학교양지 《대산문화》 2022년 여름호(통권 84호)를 발간하였다.

 

- 기획특집 :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이어쓰기

소설가 이효석(1907~1942)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세련되고 풍부한 언어를 활용한 감각적인 문체를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이국에 대한 동경을 작품 속에서 풍부하게 그려내고 있다. 서정적인 자연 배경 속에서 조화되어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운명’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김원우 하창수 전성태 서수진 이주란 소유정 등 여섯 작가가 다양한 상상력으로 「메밀꽃 필 무렵」의 뒷이야기를 그려냈다.

○ 동틀 무렵 _ 김원우 : 김원우의 이어쓰기에서는원작에서는 생략된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풍성하게 그려진다. 허 생원이 나귀를 데리고 조 선달과 주막 평상에 걸터앉아 주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조명되는데, “저 동이 키우느라고 서방인지 네 방인지는 생각할 짬도 없이 살았시오.”처럼 장돌뱅이를 상대로 술을 파는 주모가 하는 신세타령 등이 실감나게 서술되며 원작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인물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 바람과 비의 까닭 _ 하창수 :하창수의 이어쓰기는 “생원이니 선달이니 하는 호칭”은 사라지고 “이제는 볼일 없는 사내들 아무에게나 붙어버린” 땅바닥에 고개를 박고 앉아 있는 허 생원의 남루한 모습을 허 생원의 죽마고우인 조 선달의 시점에서 비추면서 시작된다. 조 선달은 허 생원이 약방에 들렀다는 이야기를 동이로부터 전해 듣는다. 동이의 입에서는 뜻밖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허 생원이 약방에 가서 의원에게 “왼손잽이한테서 왼손잽이가 나오는 거냐”고 물었다는 것을 전해들은 조 선달은 곧장 허 생원에게 달려간다.

○ 맨발 _ 전성태 : 전성태의 이어쓰기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효석은 하얼빈 키타이스카야 거리에 잡은 모던호텔에 틀어박혀 원고를 붙들고 있다. 「모밀꽃 필 무렵」의 후속편을 쓰는 중이다. 제목도 짓지 못한 소설은 첫 장만 열어놓고 사흘째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모밀꽃 필 무렵」의 뒷얘기를 써달라는 청탁이 수년 새 여기저기서 오고 문우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효석은 응하지 않다가 이번 북만주 여행 경비를 충당하느라 청탁을 잡고 말았다. 효석은 쓰라린 발바닥을 매만지면서 빈 원고 칸을 바라보고 있다.

○ 메밀꽃이 지고 난 후 _ 서수진 : 서수진의 이어쓰기는 허 생원이 물레방앗간에서 보낸 하룻밤을 성 씨 처녀, 즉 성정순의 시점에서 회상하며 서술된다. 성정순은 죽자고 마음을 먹고 메밀밭을 지나다가 20년 전 과거와 다시 마주한다. 성정순에게는 허 생원 말고도 ‘소운’이라는 인물에게 마음을 주었고 동이는 사실 허 생원의 아들이 아닌 소운의 자식이다. 성정순은 메밀꽃 향을 맡으며 태동을 느끼면서 소운을 향한 애증과 허 생원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뇌한다.

○ 바람이 불면 흔들리도록 _ 이주란 : 이주란의 이어쓰기는 ‘종수’와 ‘해원’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원작의 분위기를 끌고 나간다. 종수는 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 인물로, 원작의 허 생원과 동이를 떠올리게 한다. 종수는 자신의 아버지를 이렇게 감각한다. “그동안 왜 그렇게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어 했을까. 왜 아버지 없는 상황과 그동안의 설움을 떠들고 다녔을까. 정작 아버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 하나 없었으므로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있을 뿐이었다.”

○ 달밤이라 그래 _ 소유정 : 소유정의 이어쓰기는 영화 <메밀꽃 필 무렵>(1967)에서 원작의 성 처녀 역할이었던 ‘분이’의 이름을 가져와 분이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분이는 허 생원과의 첫 날밤에 대해 “꼭 한 번의 첫 일이었는데 어찌 이리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일까.”라고 회상하면서 꼭 그것이 동이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분이는 그날 아버지를 피해 도망 나온 길에 허 생원을 만나 하룻밤을 보낸다. 청은 그날 밤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히는 분이에게 묻고 싶다. 꼭 한 번의 그 밤이 네게는 사랑이었던 거냐고.

 

- 대산초대석 「“문화 외길 30년, 자호는 ‘남덕’… 그대 덕에 여기까지 왔으니” -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과의 대화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로 30년, 문화재청장으로 2년을 재직한 뒤 퇴임 후의 삶을 살고 있는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을 김유태 기자가 만났다. 두 사람은 청장과 기자라는, 그가 가진 두 가지 정체성을 토대로 그의 삶 속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재숙 전 청장은 “30년간 기자로 일했고 그 끝에서 ‘어공(어쩌다 공무원 생활을 하게 된 사람을 뜻하는 은어, 반대말은 ‘늘공’으로 늘 공무원이란 뜻)’까지 했다. 다음 여정이 궁금하다.”라는 질문에 “자호 ‘놀자’에 대해 앞서 이야기했는데, 제겐 자호가 더 있다. 자주 쓰는 자호는 ‘남덕’으로 ‘남의 덕에 산다’는 뜻이고, 또 하나의 자호 ‘빈데’는 ‘빈 데가 너무 많다’는 뜻이다. 남덕과 빈데는 정말 저의 절실한 결론이다. 빈 데가 너무 많아서 남의 덕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답했다.

 

-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나의 아버지’ : 김구용 여석기 정병욱 정한숙

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을 주제로 “2022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5월에 개최하였다. 2001년부터 매년 탄생 100주년 한국 문인들을 재조명해 온 본 문학제는 1922년에 태어난 문인들 중 김구용, 김차영, 김춘수, 선우휘, 손창섭, 여석기, 유정, 정병욱, 정한숙 등 9인을 대상작가로 선정하였다. 이 중 김구용, 여석기, 정병욱, 정한숙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회고한 글을 기고하였다.

김구용 시인의 차남이자 강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인 김유동 선생은 “부모자식 관계가 가장 친한 관계다”를 강조하시던 아버지의 다정한 면모와 주위 사람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던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감성적이었던 아버지를 회고하며 그리움을 담았다.

여석기 연극평론가의 장남이자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장인 여건종 선생은 문학 전공자이이면서《연극평론》 잡지를 만들던 아버지에게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아 문학 작품이나 대중문화를 분석하고 비평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게 되었다고 언급하며 아버지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정병욱 국문학자의 차남이자 인하대학교 명예교수인 정학성 선생은 우리에게 윤동주 시인을 널리 알린 국문학자로 알려진 아버지를 추억하며 학문적 만족에 그치지 않고 전통예술의 계승과 진흥을 위해 힘썼던 아버지의 업적을 기렸다.

정한숙 소설가의 아들이자 대한의학회장과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인 정지태 선생은 ‘돼지처럼 먹고, 소처럼 일하고, 학처럼 살아라……'라는 아버지가 생전에 하시던 가훈과도 같은 말씀을 돌아보며 어릴 적 남아있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 가상인터뷰 평론가 김윤식 선생과의 대화 「가슴 설레는 순간과 글쓰기의 열정」

권성우 평론가가 평생 한국 문학을 연구, 현장 비평을 하며 200여 권 이상의 저서를 펴낸 국문학자이자 1세대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과의 가상인터뷰를 기고하였다. 절박한 심정으로 평생을 열정과 긴장 속에서 공부하고 글 쓰는 삶을 살았던 김윤식 선생이 생각하는 글쓰기 방법과 태도에 대한 고민이 나타나 있다.

 

- 인문에세이-길을 묻다 「1980년대 소설이 그린 언어의 타락」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인 성민엽 교수는 작가 임철우가 1986년에 발표한 중편소설 「볼록거울」의 일부 장면을 인용하며 1980년대에 단식 농성을 하면서 라면을 사 먹던 학생들의 대화에서 언급되는 ‘언어의 순수성’에 주목한다. 그는 “언어는 순수한 것도 완전한 것도 아니며, 인간의 가능성인 동시에 한계다”라고 말하며 순수한 언어에 대한 단순한 믿음을 경계한다. 그러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타락으로부터 지키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것”이라고 보았다. 언어 자체의 불완전함에서 비롯되는 혼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더라도 그 혼란을 벗어나기가 쉬운 일이 아님은 이해하지만, 한편으로 단식 농성을 하며 라면을 사 먹는 식의 언어에 대한 배반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더불어 중국의 정치사상 담론을 예로 들면서 다섯 가지 정치사조를 되짚어 본다. 또한 하이에크, 칼 폴라니, 아리기 등 이론가의 입장에 입각해 시장경제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 천운영 소설가의 지구상에서 가장 먼 곳 남극 답사기를 실은 노트 위 패스포트 이외에 ▲내 문학의 공간 손보미 소설가, ▲나의 데뷔작 김성종 소설가, ▲내 글쓰기의 스승 권박 시인 창작의 샘 장석남 김연덕의 시 각 2편, 김혜진의 단편소설, 문경민의 동화, 김윤배 백지선 안미옥의 글밭단상이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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