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들의 해외문학기행이 2016년 2월 7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탈리아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에서 펼쳐진 이번 문학기행의 여정을 2편에 걸쳐 소개드립니다.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 2월 8일 월요일. 수상자들은 로마 시내 탐방에 나섰습니다. 이날 일일 가이드로 베네데타 메를리니 번역가가 동행하여 로마의 주요 유적들을 구석구석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
▲ 아직은 서먹서먹한 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장성호(시), 최윤정(평론), 최유진(동화), 박소희(소설), 박서혜(희곡) © 운영자 |
캄피돌리오 광장을 지나 포로 로마노에 도착했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의 생활 중심지였던 이곳은 신전, 공회당 등 공공 기구와 일상 시설들이 잔재로 남아 있습니다. 로마와 주변국들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이 곳의 역사적 의미와 폐허처럼 남아 있는 오늘의 모습 사이에서 수상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로마의 랜드마크인 콜로세움입니다. 이 경기장 근처에 있던 네로 황제의 거대한 청동상(Colossus Neronis)에서 그 명칭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보여지듯이 검투사 경기 또는 검투사와 맹수 사이의 대결이 펼쳐진 곳입니다. 다소 늦게 찾아간 탓인지 입장객들의 어마어마한 줄 때문에 수상자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방문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트레비 분수는 소리로 먼저 관광객을 반긴다고 합니다. 수상자들도 골목을 헤매다 들려오는 물소리를 따라가다 트레비 분수를 발견하였습니다. 운좋게도 얼마 전 공사를 마친 참이라 매우 깨끗해진 트레비 분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분수를 뒤로 한 채 분수로 동전을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습니다. 우리 수상자들도 로마를 다시 찾고 싶은 마음에 동전을 던졌습니다. |
이날은 이탈리아 작가 에리 데 루카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비의 무게』『라파니엘로의 날개』『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소개된 에리 데 루카 작가는 등반가, 성서번역가, 칸 영화제 심사위원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2011년부터 에리 데 루카 재단을 설립하여 환경, 정치 문제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
멀리서 온 젊은 작가들을 손주 대하듯 따뜻하게 맞아준 에리 데 루카 작가의 환대가 수상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는데 그 중 에리 데 루카 작가가 가장 중요한 동사로 '믿다' 를 꼽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가 주위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를 믿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로부터 수상자들 사이의 신뢰와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한 느낌이었습니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대산문화> 봄호 또는 웹진을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다음날 수상자들은 바티칸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긴 줄을 이루었지만 미리 예매한 덕분에 우리 수상자들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최후의 심판'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등 수많은 그림과 조각들이 관객을 압도하는 이 곳을 나온 수상자들은 눈이 너무나 호사를 해서 씻기가 두렵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어마어마한 감상에 어울리지 않게 우리 수상자들의 손에는 기념품 가게에서 득템(?)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들려져 있었습니다. |
바티칸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수상자들은 쥰세이와 아오이의 도시 피렌체로 떠났습니다. 피렌체는 소설『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 된 일명 '피렌체 두오모(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가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수상자들이 피렌체에 도착했을 때 조금씩 저녁이 찾아오고 있을 무렵이어서 두오모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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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들은 두오모 바로 옆에 있는 노천 카페에 앉아 이 모습을 감상했습니다. 담당자가 숙소를 찾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고 돌아왔을 때 수상자들은 모두 두오모의 아름다움에 대해 저마다 감상을 내놓았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는 수상자들은 또 언제 샀는지 모를 피렌체 기념품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
▲ 피렌체 두오모 쿠폴라 내부의 벽화© 운영자 |
피렌체의 둘째날. 수상자들은 피렌체 두오모에 올랐습니다. 좁은 통로 속에서 수백개의 계단을 올라야만 정복할 수 있는 이 곳은 피렌체 시내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멋진 곳이기에 수상자들도 낙오자 없이 모두 함께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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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체 두오모에서 내려다 본 피렌체 시내 © 운영자 |
쥰세이와 아오이의 만남과 같은 설레임을 안고 오른 꼭대기에서는 비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어 약간 실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수상자들은 꿋꿋이 비바람과 맞서며 피렌체의 시내를 두 눈에 담아 두었습니다. 수상자들에게 이 곳이 낭만적인 곳으로 기억될지 아니면 호연지기를 기른 곳으로 기억될지 궁금합니다. |
피렌체하면 떠오르는 인물. 바로 단테와 베아트리체 입니다. 단 두번 밖에 보지 않은 여인을 열렬히 사랑한 단테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각자 배우자가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이 만남이 훗날 단테의 대작들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예술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이러한 의미 때문인지 훗날 단테의 귀향을 막았던 피렌체에서는 단테의 흔적을 복구하는데 열심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단테 생가도 마련하여 그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단테가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곳에 우리 수상자들이 안가볼 수 없습니다. 수상자들 역시 단테 생가를 방문하여 각종 자료들과 전시물을 감상하였습니다.
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해외문학기행 스케치 1편을 여기서 마칩니다. 2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즐겁게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2016 해외문학기행 스케치<2편> 바로가기(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