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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한국문학과 정치적 상상력
김우창 이지담 박형서 선우은실
계간 《대산문화》 겨울호 (통권 82호)
▶ 대산초대석 : 최재천 - 안서현 우리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하는 생태적 전환의 길
▶ 인문에세이 - 길을 묻다 : 이진우 ‘탈가치’, 21세기의 시대정신인가?
▶ 가상인터뷰 : 정영목작가로서 글을 내 마음대로 쓸 자유
- 소설가 필립 로스와의 대화
▶ 창작의 샘 : 시, 고영민 김미령 / 단편소설, 한유주 박선우 / 동화, 이유리
▶ 문학현장 : 팬데믹 속에서도 만개한 한국문학 - 제29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선정·수상작 리뷰
-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걸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문학교양지 《대산문화》 2021년 겨울호(통권 82호)를 발간하였다.
- 기획특집 : 한국문학과 정치적 상상력
문학과 삶, 문학과 정치의 관계는 문학 담론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 쟁점이 되어온 관점 중 하나이다. 한국 현대문학사 초기부터 1980년대까지는 문학의 예술성과 정치성을 이분법적 구도로 파악하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는 예술성과 정치성의 관계를 좀 더 깊이있게 파악하는 논의들이 등장했다. 정치의 계절을 맞아 ‘한국문학과 정치적 상상력’을 주제로 특집을 기획하였고 김우창 평론가의 글을 시작으로 시, 소설, 평론 분야별로 3명의 필자가 문학과 정치의 관계를 다루었다.
○ 김우창 평론가(「정치와 삶-정치 이념, 감각 현실, 문학의 보편성」)는 이상(李箱)의 시를 분석하면서 시의 주제 파악이 더 넓은 질문의 지평에서 제기될 때 시의 현실성이 보인다고 지적한다. 이상이 관심을 가졌던 ‘근대화’와 관련된 문화현상, 즉 ‘식민지 근대성’이 조선인들에게 복합적인 의의를 가진 현실이었을 것이라고 파악한다. 나아가 근대성 또는 근대화가 제국주의 또는 식민주의 이데올로기의 일부이지만, 역사의 현시점에서 인간 문명이 진보하는 한 단계를 나타내기에 근대성의 문명은 다른 문명적 관점에서 비판, 분석되어야 함을 말한다.
○ 이지담 시인(「나의 문학과 정치적 상상력」)은 광주민주화항쟁을 기억하기 위해 창작한 본인의 시 「무등산 서석대」를 인용하면서 상부의 지시에 충실했던 ‘평범한 악인’의 문제점을 다룬다. 더불어 이산하 시인의 시「악의 평범성 1」을 통해 정치인들의 이념 논쟁에 편승하여 죄의식도 없이 악에 물들어 가는 군중을 질타한다. 정치의 계절을 맞아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덧붙인다.
○ 박형서 소설가(「소셜미디어와 정치소설의 위기」)는모든 소설은 결국 정치소설이기에 정치소설은 소설의 하위 장르가 아님을 전제로 두고, 작가들이 정치소설을 기피하는 현실적인 이유를 설명한다. 이제는 작가가 정치 권력에 핍박받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비판이 문학적 성취를 지적하면서 정치적 반론을 제시하거나, 정치 고수들이 잡다한 정보를 엮어 말폭탄을 제조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 선우은실 평론가(「비평-가의 언어, 어떤 무기력을 응시하는 쓰기에 대해」)는 한국에서 문학의 역사를 돌아보고 2010년대 초반의 비평적 전개 과정에서 비평이 논의의 대상에서 약간 비껴있지는 않았는지 반성을 제기한다. 그리고 비평가의 입장에서 비평을 쓰는 일, 한국문학을 하는 일에 대해 언급한다. 나아가 연구자 및 비평가의 정체성 및 삶-정치와 문학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응시 및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대산초대석 「우리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하는 생태적 전환의 길 - 최재천 교수와의 대화」
현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천 교수를 안서현 평론가가 만났다. ‘알면 사랑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인류·생태학을 연구해온 세계적 석학 최재천 교수와 ‘기후 변화’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최재천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겪으면서 자연이 굉장히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보고 자연의 회복에 큰 희망를 내비쳤다. 최근 펴낸 저서『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를 언급하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생태학적 전환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헌법 제1조 3항에 환경보호 조항을 추가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대한민국이 기후 변화 대응에서 주도권을 쥐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일상회복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뉴 노멀(New Normal)보다는 뉴 ‘업’노멀(New ‘Up’normal)의 표현을 써서 단순한 회복을 넘어 “더 나은 일상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 인문에세이 - 길을 묻다 : 이진우 ‘탈가치’, 21세기의 시대정신인가?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이진우 명예교수는 프리드리히 니체가 예언했던 ‘허무주의’로 글을 시작한다. 그는 “21세기는 허무주의의 경험과 정서가 보편화된 시대”이자 “내가 진실이라고 느끼면 진실이 되는 허무주의 시대”라며 허무주의가 일상화 된 현실을 말한다. 그리고 허무주의는 “모든 가치의 ‘탈가치화’ 과정이고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한다. 나아가 ‘탈가치’를 MZ 세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이라 보고 그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과 시대적 맥락을 관찰한다. “탈가치는 허무주의의 극단적 형태다”라고 말하는 그는 우리가 과연 삶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 가상인터뷰 : 정영목 - 소설가 필립 로스와의 대화 「작가로서 글을 내 마음대로 쓸 자유」
정영목 번역가가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소설가 필립 로스와의가상인터뷰를 기고하였다. 필자가 번역한 필립 로스의 책 『에브리맨』 『미국의 목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삶에 대한 기억을 재구성 하였다. 유대인이자 미국인으로 활동했던 필립 로스의 아메리칸 드림, 노벨문학상 등에 대한 생각이 나타나있다.
- ▲인생식당작가들의 음식, 삶에 관한 추억을 소개하는 코너로 가을호부터 새롭게 시작했다. 두 번째 글로 염무웅 평론가의 ‘평양냉면’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노트 위 패스포트전병준 평론가의 본(Bonn), 베토벤의 고향, 혹은 슈만의 마지막 거처▲근대의 풍경백현미 교수의 ‘용사가 된 여자’와 민족오페라 ▲나의 데뷔작 문정희 시인 ▲내 문학의 공간이기리 시인 ▲내 글쓰기의 스승윤제림 시인 ▲창작의 샘고영민 김미령의 시 각 2편, 한유주 박선우의 단편소설 각 1편, 이유리의 동화, 채상우 장은진 김멜라의 글밭단상이 소개되었다.
- 문학현장 : ▲제29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선정, ▲수상작 리뷰를실었다. 제29회 대산문학상 결과 시 부문에 김언의 『백지에게』, 소설 부문에 최은영의 『밝은 밤』, 희곡 부문에 차근호의 「타자기 치는 남자」, 번역 부문에 최돈미 영역 『Autobiography of Death (죽음의 자서전)』(김혜순 作)가 선정되었다. 제29회 대산문학상 시상식은 11월 29일(월) 광화문 교보빌딩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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