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2019 외국문학 번역지원대상 선정

운영자 | 19.12.10 | 조회 6720

가-가+


대산문화재단은 2019 외국문학 번역지원대상작을 아래와 같이 선정하고 그 결과를 발표합니다.
2019 외국문학 번역지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재단의 예산 범위 내에서 어권 분배, 선정작 결정 등을 진행하다보니 모든 분들께 만족하는 결과를 드릴 수 없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어권

지원자

작품명

장르

작 가

영어

이윤재

Three Lives 세여자의 인생

소설

Gertrude Stein 거트 루드 스타인

불어

이소영

Les Plaisirs et les Jours 즐거움과 나날

시,

소설,산문

Marcel Proust 마르셀 프루스트

독어

이미선

Bunte Steine 여러 가지 돌

소설

Adalbert Stifter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서어

권미선

Misericordia 자비

소설

Benito Pérez Galdós 베니토 페레즈 갈도스

일어

박영미

年後の曳航 / 獣の戯れ 오후의예항 / 짐승의 장난

소설

三島由紀夫 미시마 유키오

중어

김태성

速求共眠 속구공면(빨리 함께 잠들 수 있기를)

소설

閻連科 옌롄커

중어

이정옥

猫城記 묘성기

소설

老舍 라오서

터키어

오진혁

Serenad 세레나데

소설

Zülfü Livaneli 줄퓌 리바넬리


<심사총평>

‘대산세계문학’의 번역 기조는 꾸준히 유지된다. 새로 갱신된 「기획의 말」에 명료하게 표현되어 있듯이, 기존에 성립된 세계문학이 아니라 앞으로 도래할 세계문학을 이루기 위하여 ‘대산세계문학’ 총서가 하나의 디딤돌이 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이번의 선정에도 엄밀히 적용되어서, 대중적이기보다는 보편적이거나 전위적인 가치를 가진 작품을 고르고, 세계문학의 현재의 지형도를 의식하지 않고 이른바 주변국의 문학에서도 좋은 작품을 찾으려 애썼다. 그 결과 일곱 언어에서 여덟 권의 작품을 고르게 되었다.

물론 번역의 수월성이라는 기초적인 요건은 언제나 ‘최우선 방침prime directive’으로 작용하였다. 특히 지정 공모 작품의 경우, 우수한 번역들이 정밀한 저울대 위에 올라서 순위를 다투게 되었다. 우수한 번역의 기본적인 기준은 ‘애닳게 하는 낯설음’이다. 즉 타자 문학의 생소함을 도드라지게 하면서도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일수록 좋은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번역을 위해서는 원문에 충실한 정도와 한국어의 유려함이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추진적이고 특별한 결과 질들의 삼투를 통한 오묘한 배합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 오묘한 배합에는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정교한 언어학적 훈련 외에도 창조적인 문학적 감수성이 작용한다.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일어의 지정 공모작들에서 경쟁이 치열했다는 것은 우리 번역의 기초 체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각 심사위원들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도 섬세한 분별력을 가동해야만 했다. 중국어에서 선발된 두 편의 작품과 터키어에서 선발된 한 편의 작품은 꼭 번역되어야 만 할 문학적 가치에 번역의 수월성이 겹쳐짐으로써 선정될 수 있었다.

언어권 별로 선정작에 대한 심사평을 간략히 밝히면 다음과 같다.

▲ 영어권: 원작의 느낌이 잘 살아나면서도 우리말 구사가 매끄럽고 정확한 작품을 선정하였다. 다만 긴 문장을 나누어서 여러 문장을 만드는 일의 장점과 결손에 대해서 한번 더 깊은 숙고를 바란다.

▲ 불어권: 오랫동안 지정 공모작으로 등록되어 있었던 작품에서 좋은 번역들이 경쟁하였다. 이중 원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번역의 질을 드높인 쪽을 선택하였다.

▲ 독어권: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모든 응모작들이 장점과 약점을 공평하게 가지고 있었다. 이 중 장점의 크기가 사소한 약점을 압도한 작품을 골랐다. 후자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한 교정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 스페인어권: 응모작들이 두루 번역 수준이 높았다. 정전으로서의 가치가 더 뛰어난 작품을 골랐다. 까다로운 디테일에서 직역한 부분들을 좀 더 자연스럽게 가다듬어 주기를 바란다.

▲ 중국어권: 라오서의 『묘성기(고양이별 여행)』는 그동안 외면되어 왔지만, 과학적 지식이 급증하고 더욱 요긴해 가는 오늘날 꼭 필요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옌롄커의 신작인 『速求共眠』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의 수작이다. 비비판의식과 풍부한 위트가 숙련된 번역에 의해 충실히 재현되고 있었다.

▲ 일본어권: 불친절하고 까다로운 원작자의 문체를 앞에 두고 번역자가 자신의 언어에 대한 신념과 확신에 기초하여 원문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을 골랐다.

▲ 터키어권: 줄푸 리바넬리는 터키의 가장 뛰어난 작가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국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한국의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음미할 기회를 갖는다면 큰 행운이 될 것이다.

※ 심사위원

- 영어 : 조선정(서울대 영문과 교수) - 불어 : 정과리(연세대 국문과 교수)

- 독어 : 이경진(서울대 독문과 교수) - 스페인어 : 송상기(고려대 서문과 교수)

- 중국어 : 이정훈(서울대 중문과 교수) - 일어 : 윤상인(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

- 터키어 : 괵셀 튀르쾨주(터키 에르지예스대 한국어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