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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대산문화 2024년 가을호(통권 93호) 발간

운영자 | 24.09.02 | 조회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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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대산문화》 가을호 (통권 93)

 

기획특집 : 중간소설의 미래, 문학의 미래 복도훈 심완선 이산화 단요

대산초대석 : 김시종 – 곽형덕 시는 쓰이지 않아도 존재한다- 재일조선인 김시종 시인과의 대화

인문에세이 : 김찬호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으려면

가상인터뷰: 김복희 당신이라는 말처럼… - 허수경 시인과의 대화

▶ 창작의 샘 : ,허연 강혜빈 / 단편소설,문지혁 백수린 / 동화,박현숙

문학현장 1 : 32회 대산문학상 시·소설 부문 본심 대상작 선정

문학현장 2 : 나만의 보폭과 리듬으로 걷는 일 2024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걸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문학교양지 《대산문화》 2024년 가을호(통권 93)를 발간하였다.

 

- 기획특집 : 중간소설의 미래, 문학의 미래

문학은 “독자와 창작자의 시대적 변화 요구에 따라 생성하고 소멸하는 상동성”을 지닌다. 독서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는 흐름 속에서, 다양한 독자가 유입되고 장르와 소재의 구분이 모호해짐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한 소설의 내용과 성격, 구성은 기존 문학의 시선에서는 “이질적 새로움”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대산문화》 가을호 기획특집은 “‘중간소설’이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평론가와 창작자 각각의 입장에서 ‘중간문학’이라고 불리는 장르를 관찰한다. 복도훈, 심완선, 이산화, 단요 네 필자가 현재 ‘중간소설’이 차지하는 위치와 그 전망 등에 초점을 맞춰 기고한 글을 소개한다.

 

하이브리드, ‘중간소설’ _ 복도훈 : 하지만 중간이 실제로는 요동치고 변화무쌍하며 혼돈에 가까운 하이브리드적인 난류임을 실감할 수 있다면, 또 그런 실감을 주는 작품이 쓰여진다면, 만일 그럴 수 있다면, ‘중간소설’은 그만의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복도훈 평론가의 글은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중간소설’에 대한 논의를 설명하며 문학장의 변화에 따른 관점의 이동을 소개한다. 초기의 중간문학은 “엄연한 문학적 실체라기보다는 부정적으로 가치폄훼”되었으나, 본격문학과 장르문학 사이의 분할이 완화되며 활발히 생산되기에 이르렀다. 복도훈 평론가는 소설 장르 특유의 잡식성과 혼종성을 가리키는 어휘 “하이브리드”를 중간소설의 잠재력을 내포하는 용어로 재정의하며, 중간소설이라는 개념이 우리 시대의 주요 화두를 담아내는 역동적인 문학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전망한다.

 

중간문학이 존재한다면, 그 정체는? _ 심완선 :이보그가 인간-기계의 잡종으로서 하이픈 양쪽을 모두 변질시키듯이 ‘중간’은 위와 아래가 첨예하게 갈리는 지점이면서 경계를 무화시키는 소용돌이의 중심부였다.

심완선 평론가의 글은 ‘중간문학’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경계로 일컬어지는 ‘대중성’과 ‘문학성’이라는 특성을 각각 여러 단면으로 분석하며 ‘중간’의 속성을 도출하고자 한다. ‘중간소설’은 대중성에 치우친 통속문학에 비해 “독자들에게 깨우침과 깨달음, 그리고 인식의 확장을” 주는 한편, 문학성에 따른 위계에 의해 순수문학보다 저평가되어 왔다. 심완선 평론가는 현재의 중간문학이 “기존의 문학관에 불일치하는 속성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정리하며, “기존의 이분법을 어그러뜨리는 혼종성”에 주목해 열린 시선으로 이 개념을 마주할 필요가 있음을 촉구한다.

 

내 소설이 ‘중간’이라고? _ 이산화 : 한국 SF가 최근 거두고 있는 뛰어난 성과들은 ‘흥미 위주의’ 대중문학에서 벗어나 ‘예술적인’ 순문학을 지향하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반대로 ‘돈 안 되는’ 그들만의 리그를 뛰쳐나와 ‘대중적인’ 재미를 추구하면서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이산화 소설가의 글은 SF 작가의 관점에서 ‘중간소설’이라는 개념을 해체하고 SF가 속하는 ‘장르문학’에 대한 견해를 소개한다. ‘중간소설’은 흔히 ‘장르소설’이라는 어휘와 혼용되었지만, 이산화 소설가는 장르소설을 ‘순문학’과 ‘대중문학’의 이분법에 따라 규정할 수 없음을 밝히며 SF를 비롯한 한국 장르문학의 뛰어난 성과는 “장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장르의 전통을 계승하고 때로는 도전하며 쌓아 온 노력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장르문학이 최근 새롭게 등장한 흐름이라는 주류 견해와 달리, 이미 문학계의 여러 지점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었음을 환기하는창작자로서의 입장을 엿볼 수 있다.

 

이미 존재하는 문학() _ 단요 :“단순한 SF가 아닌 문학이다” 와 같은 수사가 칭찬일 수 있다는 관념을 배격해야 합니다. (...) 작품의 가치는 작품 자체로만이 아니라 그것을 발견하여 명명하는 사람에 의해서도 생겨나며, 그 발견이 다시 장 전체의 풍요로움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단요 소설가의 글은 중간소설과 순수문학을 구분하는 기준의 출발점이 문학장 내에서의 “권위와 권력”에 있다는 점을 들어 이와 같은 분류가 과연 유의미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문학 특유의 리얼리즘 중심주의로부터 작가의 데뷔 및 평가 방식으로 이어지는 공고한 ‘구조’가 장르적 특성과 기법을 ‘통속’으로 규정하고 배제할 수 있음을 비판한다. 또한, 단요 소설가는 SF 장르의 독자이자 창작자로서 작품 활동에 영향을 주었던 작품과 작가를 되돌아보며 문학을 “장르소설이라거나 순소설이라거나 하는 단선적인 분류로 바라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이로써 작품을 구분하는 대신 작품 자체로 바라봄으로써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가 “장 전체의 풍요로움”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견지한다.

 

- 대산초대석 : 김시종 - 곽형덕

“시는 쓰이지 않아도 존재한다” - 재일조선인 김시종 시인과의 대화

1949년 일본으로 이주한 이후, 재일조선인문학을 대표하는 문학가로서 독자적인 시 세계를 펼쳐온 김시종 시인곽형덕 명지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가 만났다. 시집 『배면의 지도』의 번역 출간(곽형덕 역, 소명출판, 2024)과 함께 일본 나라현 이코마시의 자택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시종 시인은 직접 겪은 제주 4·3항쟁을 비롯해 동일본대지진,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이어지고 겹쳐 있는” 비극들이 품고 있는 현재적 의미를 강조한다. 나아가, “사람은 모두 각자의 시를 껴안고서 살아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체돼 응어리진 마음을 실을 뽑아내듯이 표현하는 언어력”이 시의 출발점이라고 말하며 “시는 쓰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시론에 의미를 더한다. ‘재일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후세대를 위해 제대로 된 역사를 알려줄 기성세대가 등장할 필요가 있음을 촉구하는 김시종 시인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긴다.

 

- 인문에세이 – 길을 묻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으려면

사회학자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가 예술의 도덕적 가치와 선한 영향력에 대해 말한다. 예술은 흔히 “인성을 정화하고 고귀한 정신세계로 이끈다”고 알려져 있지만, 김찬호 교수는 <시계태엽 오렌지>, <쉰들러 리스트> 등의 영화를 인용하며 예술가와 예술 향유자가 반드시 선하지만은 않음을 지적한다. 더불어, “예술을 사랑하는 감성이 타인의 고통에 대한 민감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김찬호 교수에 따르면 예술에서 추구하는 감동은 주관적인 감정이므로 집단의 경향성을 따라가거나 탐미주의에 빠지기 쉽다. 이와 같은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예술을 향유할 때 “윤리적인 감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국 예술의 미덕이란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힘”이기에, 감각적인 즐거움만을 좇는 대신 예술을 통해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기를 독려하는 김찬호 교수의 글을 주목할 만하다.

 

- 가상인터뷰 :당신이라는 말처럼… - 허수경 시인과의 대화

김복희 시인허수경 시인과의 가상인터뷰를 기고하였다.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허수경은 1992년 독일로 가 뮌스터대학교에서 고고학을 공부했고, 2018년 가을 뮌스터에서 타계했다.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유고집 『가기 전에 쓰는 글들』 등을 비롯해 여러 편의 장편소설과 산문집을 펴냈다. 김복희는 허수경의 글을 읽으며 습작기를 보낸 후배 문인으로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허수경의 문학 세계를 조명한다. 더불어, 허수경 시선집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문학과지성사, 2023)에 참여한 경험을 소개하며 시인으로서의 허수경을 되돌아본다.

 

- 문학현장 1, 2 : ▲제32회 대산문학상 시·소설 부문 본심 대상작과 예심 심사평, 2024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결과와 수상소감을 실었다. 올해 대산문학상 예심 결과 시 부문에 강은교의 『미래슈퍼 옆 환상가게』 등 10, 소설 부문에 김초엽의 『파견자들』 등 7편이 본심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본심은 9월부터 시, 소설, 평론, 번역(스페인어역) 부문에서 두 달간 진행되며 수상작은 11월 초 발표된다. 2024 대산창작기금은 노혜진 양안다 임후성(이상 시) 강흰 정수정(이상 소설) 도은(희곡) 황유지(평론) 정준호 최빛나(아동문학) 5개 부문에서 9명의 수혜자를 선정하여 그 경과와 수혜소감을 실었다.

 

- 노트 위 패스포트 김소연 시인의 서로의 가지가 맞닿아 만드는 그늘 아래 도착한 초여름,▲대산칼럼 홍용희 평론가의 여백 또는 ‘활동하는 무’를 위하여, ▲문화유산발굴기 박미화 수도문물연구원 연구부장의 전하고픈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 서울 인사동에서 출토된 금속 보물, 근대의 풍경 윤혜준 교수언더우드 부인의 조선 : 낯설고 친숙한 ‘조상들’,▲나의 데뷔작정유정 소설가의 쉿, 비밀 -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창작의 샘 허연 강혜빈의 시 각 2, 문지혁 백수린의 단편소설 각 1, 박현숙의 동화, 최영록 안온 강수빈의 글밭단상 등이 소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