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대산창작기금 지원대상자 및 작품
부문 |
성명 |
작품명 |
시 |
노혜진 |
「우리는 노인이 될 것입니다」 외 56편 |
양안다 |
「가장 듣기 좋은 말」 외 50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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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후성 |
「핸드백」 외 52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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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강흰 (김하진) |
「미미의 숲」 외 5편 |
정수정 |
장편소설 『연쇄 구직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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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
김도은 |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외 1편 |
평론 |
황유지 |
「가장 작은 사랑의 단위」 외 26편 |
아동문학 |
정준호 |
동시 「노을」 외 49편 |
최빛나 |
장편동화 『인생 한 컷』 |
■ 심사평
<시 부문>
2024년 대산창작기금 시 부문 응모에는 총 325명의 미등단 및 등단 10년 이내의 신진들이 50편 이상의 작품을 제출하였습니다. 다양한 시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읽고 심사하는 과정은 고역이면서도 기쁨이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문인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점검하고 신진들과 소통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시라는 장르를 앞에 두고 깊어지는 것과 넓어지는 것이 조금 달라서 선정자를 최종 확정하는 데 세 명의 심사위원은 오래 고심하였습니다. 문학성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오늘날의 시가 어떠해야 하는가 합의하는 일은 어려웠습니다. 그 합의의 불가능성 자체가 시적인 것의 일부이기에 서로의 입장 차이를 존중하며 다양한 작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시적 질문보다 앞서가는 수사적 화려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으며, 언어 그 자체의 고유성에 대한 인식이 얼마간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였습니다. 시적인 것으로 상상되는 불확실한 문장들이 가지는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바로 그 문장으로 쓰여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주목하여 문장을 세심하게 갈고 닦는 것도 우리 시대에 중요한 덕목이라 여기게 되었습니다. 감각과 사유가 만나는 역사적 지점에서 시적 고유성을 만들어낸 세 분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노인이 될 것입니다」 외 56편’은 모티프와 형식이 개성적이었습니다. 시에서는 드물게 노년의 삶에 대한 천착을 전편에서 끈질기게 드러내고 있으며, 나이듦에 대한 고민을 세련되고 품격 있게 시에서 형상화하였습니다. 단단한 문장력과 시적 자세의 진지함을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가장 듣기 좋은 말」 외 50편’의 서사는 매력적인 데가 있었습니다. 기묘한 사건과 뒤틀린 대화들이 보여주는 세대 감각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작품마다 언어의 고른 힘이 느껴졌으며 진술 너머 시적 공간을 구축하는 안정된 힘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습니다. ‘「핸드백」 외 52편’은 시적 출발이 새롭고 감각적 개성이 잘 드러난 시편들이었습니다. 진술 방식에 묘한 특이성이 발견되는데 이는 상상력의 분방함과 거침없는 비유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이 탄력적이며, 그 간극이 만들어내는 시적인 입체성이 탁월하였습니다.
선정자 세 분께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선정되지 못한 많은 분들께도 우정을 전합니다. 읽고 쓰는 일 가운데 이 세계의 가능성을 점검하며 인간에 대한 사랑을 재구성해 나가기 위한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을 것입니다. 침묵과 소음 사이 시가 할 수 있는 바를 찾아서 떠나는 모험이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열기와 냉기 사이 가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도, 나만의 보폭과 리듬으로 걷는 일도 모두 다 삶이자 문학입니다. 역량 있는 신진 문인의 발굴과 양성에 힘써 주시는 대산문화재단에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심사위원 : 이문재 이영광 이근화
<소설 부문>
올해 대산창작기금 소설 부문에는 어김없이 많은 응모작이 제출되었다. 오랜 전통의 대산창작기금을 향한 예비작가, 혹은 신인작가들의 신뢰와 열망이 고스란히 전해진 심사였다.
총 196건의 응모작을 나눠 읽은 심사위원들이 각각 세 건씩을 본심에 올려 본심에서는 아홉 건의 응모작들이 논의되었다. 장편소설로는 『센트리움』과 『어머니의 섬』, 『연쇄 구직자』, 『남겨진 도시의 말』이, 단편집으로는 ‘「얼굴무덤」 외 3편‘, ‘「고고학 연습」 외 5편’, ‘「인디언 헤드」 외 5편’, ‘「에어링」 외 6편’, ‘「미미의 숲」 외 5편’이 본심에서 다루어졌는데, 이 중에서도 「어머니의 섬」과 「연쇄 구직자」, ‘「에어링」 외 6편’과 ‘「미미의 숲」 외 5편’이 주로 언급되었다.
『어머니의 섬』은 제주 4.3사건을 다룬 장편소설로 응모작 중 가장 진정성이 있었다. 비극적인 역사를 핍진하게 전달하면서도 그 역사를 어떻게든 망각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까지 엿보여서 심사위원이기 전에 독자로서 큰 감동을 받았다. 『연쇄 구직자』는 결혼과 함께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이 다시 사회로 나가는 고군분투를 다루는데 그 과정이 그야말로 생생하다. 주인공뿐 아니라 주인공의 주변 인물 대부분이 여성으로, 작품은 그들의 사회생활뿐 아니라 결혼과 출산, 육아 등에 대한 고민도 다양하게 보여주었다. 일곱 편의 단편이 담긴 응모작 ‘「에어링」 외 6편’은 무엇보다 문장이 탁월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도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인물들의 어감 차이를 서정적으로 전달하여 호감이 갔다. 표제작이라 할 수 있는 「에어링」과 이어지는 단편인 「나의 단어, 수호자에게」가 특히 아름다웠다. 여섯 편의 단편이 담긴 ‘「미미의 숲」 외 5편’은 인상적인 표현을 쓰면서도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조직하는 저력이 돋보였다. 특히 「김은지와 김은지」는 탁월한 작품이어서 심사가 끝난 뒤에도 그 잔상이 오래 남았다.
심사위원들은 오랜 논의 끝에 저마다 성취를 일군 이 응모작들 중에서 단편소설집 ‘「미미의 숲」 외 5편’, 장편소설 『연쇄 구직자』를 올해 대산창작기금 수혜 작품으로 선정하였다. 축하와 함께, 문학 안에서 오래오래 사유와 위로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책 한 권 분량의 응모작을 보내주신 모든 응모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가까운 미래에 응모작들이 어엿하게 출간되는 것으로 우리의 인연이 이어지기를, 심사위원들과 대산문화재단은 차분한 자세로 기다릴 것이다.
심사위원 : 김인숙 김종광 조해진
<희곡 부문>
2024년 대산창작기금 희곡 부문에는 총 36건이 접수되었다. 심사위원들은 1차 심사를 통해 2차에 올라온 작품을 두고 논의해 최종 지원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외 1편’은 성 정체성, 입양, 가족의 다양한 형태, 불법촬영 문제 등 동시대적인 의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게 눈에 띄었다. 이러한 여러 문제를 단조롭게 결론 내리지 않는 이야기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는 게 미덕이었다. 문제해결 방식을 강박적으로 그려내지 않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돋보였다. 동시대가 처한 문제를 개인이 그 어떤 큰 권력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 고군분투하면서 유쾌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도 참신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아닌가? 하는 씁쓸한 면도 없지 않았으나, 이 또한 작가가 동시대성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방식이 아닌가 싶었다. 이 정도면 패기 있는 신인이 아닌가? 우리는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외 1편’을 선정하는 데 뜻을 모았다.
정말 귀한 작품을 응모해 준 다른 작가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수상 작가와 이번에 응모해 준 응모 작가들 모두에게 글쓰기의 고통은 같았으리라고 짐작한다. 스스로 쓰러지지 않고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고독한 일인지 알기에, 응모했던 모든 작가의 손을 잡아주면서 건필을 기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선정 작가에게는 축하를 전한다.
심사위원 : 강량원 윤미현
<평론 부문>
2024년 대산창작기금 평론 부문 응모작은 총 14건이었다. 첫 평론집에 주어지는 영예이니만큼 심의·평가 기준은 한결 까다로워져야 했다. 가장 먼저 대상 텍스트를 얼마나 정확하게 읽고 풍부하게 해석하고 있는가를 물었다. 평가 기준은 비평가 자신의 텍스트에 대한 개성적 독해와 성찰적 언술이 우선이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메타 텍스트의 시의적절한 참조도 눈여겨보았다. 다음으로 비평문을 누구나 동의할 만한 대화와 성찰의 장으로 이끌 줄 아는 입체적 감각과 그것을 현실의 문학 지형도와 연관시킬 줄 아는 균형감각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마지막으로 젊은 예외적 시선들이 그려낸 비평의 지형도가 어떻게 오늘날 요구되는 미학적 계보학이나 시대정신을 날카롭게 내부화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
우리는 예의 기준들을 심사숙고한 끝에 『가장 작은 사랑의 단위』(총 27편)를 흔쾌히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이 비평집은 신예의 도전성과 모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를 끊임없이 도출하는 의욕으로 충만했다. 비평가는 현재 한국문학에서 문제성이 가장 높거나 관심과 호응도가 절정을 달리는 작품들에 대해 골고루 시선을 돌림으로써 한국문학의 가능성과 나아갈 바를 함께 예시해 주었다. 또한 SF/판타지 문학, 비주류 여성의 호명, 약자/소수자의 돌봄과 재난의 서사, 노동문학의 현재 등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한국문학의 지형도를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데도 성공하고 있다. 게다가 이 비평집은 가독성 높은 문장을 능숙하게 구사함으로써 독자의 시선과 호흡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는 사실을 즐겁게 알려주었다. 다만 27편의 비평 분량은 어떤 미학과 시대를 관통하는 입체적 담론들로 결속되지 못하고, 비평집 목차를 장르별 배치로 나누는 뜻밖의 아쉬움에 빠져들고 있었음도 기억해 두고 싶다.
한편 우리는 『배움의 단계들』(총 10편)이 객관적 해석과 자기주장의 문장 모두에서 유려하며, 주어진 텍스트를 한국의 현실에 맞게 풀어나가는 비판적 해석과 공감의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에 기꺼이 동의했다. 그러나 이 원고는 특정 작가나 주제로만 수렴되는 경향을 미처 벗어나지 못했다. 『배움의 단계들』에 대해 현재의 비평적 성취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고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결정적인 까닭이다. 또한 『해체의 상상력과 그러데이션의 언어』(총 32편)와 『돌봄은 어떻게 삶의 다성성을 발명하는가?』(총 25편)도 많은 공감과 기대를 불러 모은 응모작이었다. 그러나 전자는 모범적이며 성실한 비평 작업이 오히려 새로운 문제 제기와 도발적 해석의 가능성을 낮추었으며, 후자는 전쟁, 페미니즘, 퀴어 등 다양한 현안을 폭넓게 다룬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평 중심의 글쓰기가 승(勝)하여 대상 작품이나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약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4건의 평론집 원고를 읽어가며 새삼 느꼈던 것은 신예 비평가들의 뛰어난 독서 능력과 대상 작품들에 대한 다양한 해석 능력이었다. 이 작업들은 우리의 현대비평을 더욱 살찌우고 빛내는 성취들로 나날이 성숙해 갈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비평의 괴팍한 도발과 그에 대한 불편하지만 흔쾌한 동의가 독자의 가장 중요한 관전 요소일 수도 있음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심사위원 : 류보선 최현식
<아동문학(동시) 부문>
동시에 응모한 작품은 총 89건이었다. 자연이나 사물, 상상의 세계 못지않게 일상에 대한 작품이 많았다. 관계의 어려움, 긴장, 혼란, 갈등 등을 다룬 작품이 많았는데, 특히 부모의 칭찬에 부담을 느껴 불안해하는 아이를 담은 작품이 눈에 띄었다. 이는 그간 어른들이 무분별한 칭찬을 해왔으며, 그 부작용을 아이들이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게 아니라, 고래를 괴롭게 할 수도 있다. 총 6건이 본심에 올랐고, 그 중 ‘「노을」 외 49편’, ‘「우리 그런 말 안 써요」 외 51편’, ‘「분홍 고래」 외 59편’이 최종심에서 논의되었다.
‘「분홍 고래」 외 59편’은 구조가 단순하고 간결하여 잘 읽혔다. 독특한 발상, 소재의 다양성, 뛰어난 시적 형상화 등이 장점이었다. 「거실 창 아이」는 담담한 묘사를 통해 슬픔을 효과적으로 담아냈고, 「가면」은 어두운 현실을 감추려는 아이의 안타까운 심리를 잘 담아냈다. 또한 「거미나무」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은행나무 그림자를 살아있는 거대한 거미로 변신시켰다. 그러나 「성장통」 「그늘에서 자란 풀」 「마녀에게 친구하자고 할까」 「바닷가 와플」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안이한 착상을 보여주었다.
‘「우리 그런 말 안 써요」 외 51편’은 청소년시이다. 시 쓰는 학생이 화자인데, 위트가 특기고 외로움이 취미다. 쓸쓸한데 웃긴 게 이 작품의 매력이다. 사고와 상상력이 뻗어가는 힘이 거침없어서 업악된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다신 안 볼 친구 만나기」 「모의고사」 「11월」 「우산잔디가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등 여러 작품에서 이채로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제한적 소재 및 잦은 언어유희가 주는 피로감으로 인해 후반부부터는 흡인력이 반감되었다.
‘「노을」 외 49편’은 산뜻하게 정돈된 문장이 시선을 끌었다. 사물, 자연, 일상, 상상 등 다양한 소재를 자신만의 은유와 어법으로 담아냈다. 발상을 전개함에 있어서도 속도감을 잃지 않고 반전의 묘미를 주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참신한 상상의 세계를 적절한 언어유희를 통해 자연스럽게 구현해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세상이 세 걸음」은 간결한 묘사 속에 세계를 대하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잘 담겼으며, 「강이 쓴 모자」는 실제라면 끔찍하겠지만 실제가 아니라서 안전하고 재미있는 가상의 세계를 엉뚱하고 재치 있게 그려냈다. 또한 「그늘」은 짧은 작품 속에 본질을 꿰뚫는 사유와 통찰이 돋보였다. ‘「노을」 외 49편’의 선정을 축하드린다.
심사위원 : 강지인 김개미
<아동문학(동화) 부문>
창작동화 응모작이 꽤 늘었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듣고 있다. 이 분야에 관심이 늘었음이고 동화에 대한 창작자들의 기대 상승이 반영된 변화일 것이다. 이런 변화는 고무적이나 결국 수상작은 그중 하나를 낙점하는 게 현실이니 심사 과정이 점점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문학의 저변을 넓히고, 동화 문단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른다는 취지로 응모작 가운데 여섯 작품을 본심에 올려 세세한 부분까지 의견을 나누었다. 서사의 핵심 요소 가운데서 중심 사건, 인물 구현, 저작 의도, 문장력, 이야기 운용 능력을 중시하였고, 여기에 동화(청소년 소설)의 형태가 적절히 갖추어진 작품을 고르고자 고심하였다. 본심에 올라온 만큼 모든 작품은 장점이 분명히 있었고, 아쉬운 점 또한 발견되었다.
『이웃집 빙허각』은 조선시대의 여성 실학자를 주목하여 구성한 작품이다. 역사적 배경의 작품이지만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고, 문장의 안정감이 신뢰감을 주었다. 그러나 기왕에 자리 잡은 유사 패턴의 작품들에 비해 월등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가시거리』는 중요한 세 인물의 시점으로 교차 서술되는 방식의 청소년 소설이다. 가족의 사망 사건을 극복해야 하는 현실 문제 기반에 주인공들의 연대,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 위로가 되는 노랫말 등이 버무려져 청소년의 시선을 잡을 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쉬운 점은 습관적으로 보이는 문장 오류, 이미 앞부분에서 문제 해결 지점이 짐작되는 결론의 아쉬움, 상처를 극복해야 하는 인물들의 사건이 소재에 머물렀다는 의견이 있었다.
「동해바다 아가 명태 파랑이의 대모험」, 「아가 백로 노랑이의 대모험」은 중편 두 작품이 묶인 응모작이다. 환경오염, 이산가족 문제, 바다 생물들의 생태적 특징, 주인공이 여정을 통해 성장하는 메시지 등을 담아냈고 저작자의 정보력과 이름짓기 감각도 좋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정보가 중심 서사를 약화했고 뒤로 갈수록 인물이 저작자의 스피커에 머문 점은 아쉬움이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야』는 가족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에 미성년 자녀의 생명 결정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묵직한 소재인 만큼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데, 죽은 동생이 유령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모호하고 죽음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가 문제를 회피하는 인상을 남겼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요즘 옛날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요즘 아이들 문제에 누구나 아는 옛이야기를 버무린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야기의 가치와 도서관이라는 배경을 조합한 점도, 주인공이 잘못을 깨달아 가는 과정, 존재감 없던 친구를 선명하게 만든 결말도 저작자의 서사 감각을 짐작할 만한 장점으로 보였다. 하지만 너무 많은 민담 차용이 중심 서사를 흐리게 했는데 특히 선녀와 나무꾼 서사는 전체 맥락과 맞물리지 못한 인상이다.
『인생 한 컷』은 누군가에게 우연히 찍힌 사진 한 장을 중심에 두고 여러 인물의 속사정을 섬세하게 짚어낸 작품이다. 주인공의 선의가 진정한 선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 피해자에게도 말 못 할 진실이 있고, 가해자로 눈총을 받는 인물의 사정, 왕따도 익명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장의 안정감과 심리 묘사가 적절한 점도 저작자에 대한 기대를 높여서 『인생 한 컷』을 선정작으로 결정하였다.
심사위원 : 박영란 황선미